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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깡다구
사실
어중간한 것들은
아무도 잘 건드리지 않는 법이다
상징도 실익도 없으니까
사실 나는
어중간하지도 않았으니
누가 날 건드릴 가능성은 상당히 낮았는데
늘 누가 건드릴까 신경을 곤두세웠다.
사실 나는 그때까지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무관심에 진저리쳤고
아무나 건드리기만 하면
하염없이 처맞더라도 한 판 싸우고 싶었다.
나도 싸울 줄 안다.
여기에 나도 있다. 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새 학년 새 반에 들어선지 한달쯤 뒤
이름도 기억없는 멀쑥한 녀석 하나
지나가는 한 마디를 던졌는데
나는 폭주했다.
의자를 집어 던지고
욕설을 퍼붓고 주먹을 날렸다.
훨씬 많이 맞았지만 끝까지 덤볐다.
녀석이 피했고 아이들은 뜨악해 했다.
세월 한참 지나고
사람들에게 한번씩 말하곤 했다.
무시당하기 싫어서
학년 초마다 한번씩 깡다구로 싸웠다.
그러고나면 일년 동안 아무도 안 건드렸다.
그게 내가 사는 방법이었다 라고
괜히 멋있는 척 말했지만
사실은 일년에 한번 얻어터진 게 다였다.
저것도 깡다구는 있네
얻은 것은 그게 다였다.
220328
1978년 깡다구
사실
어중간한 것들은
아무도 잘 건드리지 않는 법이다
상징도 실익도 없으니까
사실 나는
어중간하지도 않았으니
누가 날 건드릴 가능성은 상당히 낮았는데
늘 누가 건드릴까 신경을 곤두세웠다.
사실 나는 그때까지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무관심에 진저리쳤고
아무나 건드리기만 하면
하염없이 처맞더라도 한 판 싸우고 싶었다.
나도 싸울 줄 안다.
여기에 나도 있다. 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새 학년 새 반에 들어선지 한달쯤 뒤
이름도 기억없는 멀쑥한 녀석 하나
지나가는 한 마디를 던졌는데
나는 폭주했다.
의자를 집어 던지고
욕설을 퍼붓고 주먹을 날렸다.
훨씬 많이 맞았지만 끝까지 덤볐다.
녀석이 피했고 아이들은 뜨악해 했다.
세월 한참 지나고
사람들에게 한번씩 말하곤 했다.
무시당하기 싫어서
학년 초마다 한번씩 깡다구로 싸웠다.
그러고나면 일년 동안 아무도 안 건드렸다.
그게 내가 사는 방법이었다 라고
괜히 멋있는 척 말했지만
사실은 일년에 한번 얻어터진 게 다였다.
저것도 깡다구는 있네
얻은 것은 그게 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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