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詩 읽기
생활이라는 생각 / 이현승
취몽인
2017. 5. 27. 13:35
시집의 제목이
시를, 시인을 말한다.
생활속에서
시인은 생각이 많고
그 생각은 시가 됐다.
굳이 아름답지 않아도
충격이 없어도
이런저런 생각이 모여 시도 된다.
시집 뒤쪽의 해설을 읽지 않아도,
몇몇은 이해되지 않아도
생활이니까, 생각이니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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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이현승
늙는다는 것.
때리는 것도 힘에 부치지만
사실 맷집도 달린다.
권고사직을 제안받고 그는
소진된 복서처럼 무엇이든 그러안고 싶었다.
피와 땀으로 이룬 모든 것을
세월은 거의 힘을 들이지 않고 빼앗아버린다.
내버리다시피 판 주식을 사서 대박 난 사람처럼
불행은 감당할 수 없는 바로 그 자리를 비집고
재앙은 불평등에 그 본성이 있다.
누군가 지금 그에게 가벼운 안부라도 묻는다면
바늘로 된 비를 맞듯 그는
땅에 붙들리게 될 것이다.
화산재를 잔뜩 뒤집어쓴 얼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