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詩 읽기

그리운 명륜여인숙/오민석

취몽인 2018. 7. 11. 13:02

 

시집 속에

몇 사람의 시인이 함께 있다

 

먼저 황동규가 있고

남미의 혁명 시인이 있고

류근도 가끔 보이고

가소로운 나도 있고

 

시집 한 권에 담긴 다양한 스펙트럼이란

시를 사랑하는 시인의 갈망같은 것

 

세 권 쯤

시집을 읽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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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포스티노

 

사랑한다고 말하지 마라

나는 초록바다와 가난하고 무식한

우편배달부를 위해 시를 썼으니

노동대중이여

아버지의 바다는 슬프다

밤하늘의 푸른 별은 오직 아픈 자들의 것

그 어떤 유희로도 희망을 말하지 마라

작은 나무들과 풀꽃들의 이야기를 들어라

봄은 멀고 바다는 빛나느니

그 모든 꿈은 가난의 둥지에서 부화된다

오, 나의 가여운 섹스여

먼 사랑이여

인민의 집회여

친구여

총칼보다 더 무서운 사랑이여

나 거기에서 죽음을 헌옷처럼 벗었노라

무수한 실패와 실수와 죄의 날들이여

꿈은 머나

시는 가깝다

먼 급소를 찌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