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詩 읽기

죽음의 자서전 /김혜순

취몽인 2018. 10. 11. 13:33

 

난제

 

황지우, 이성복과 함께

80년초

시를 이끌었다는 시인

 

황지우, 이성복이

이끈 시는

나도 제법 좋아하는데

 

이 시인이 이끈 세계는

도무지 알 수가 없는

너무 먼 나라

 

시인은 스스로

말하는 입을 만들었지만

나는 깨쳐들을 귀가 열리지 않아

 

읽어도 읽어도

먼 나라 이야기

비문으로 적은 죽음의 비밀 문서 같은

 

언제쯤

말귀를 알아 먹을

시간이 올까

 

오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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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가면

 

 

너는 이제 얼굴을 다 벗었다

 

하얗고 둥근 달이 동쪽에서 뜬다

 

동서남북 천 개의 강물에 천 개의 가면이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