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詩 읽기
저녁의 슬하 /유홍준
취몽인
2019. 4. 1. 15:51
좋은 詩?
내가 읽어 내가 좋으면
그게 좋은 詩!
동갑내기 시인의 이 시집을
네 번째 읽었다.
좋았다.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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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떠난 포클레인
산자락 아래, 길 옆 풀밭에
붉고 커다란
쇠주먹 하나가 버려져 있다
허구한 날 세상을 때려부수던 주먹이다
녹슬어 벌겋게 망가진 주먹이다
풀밭 속에
툭,
떨어져 있다
주먹마저 버리고 어디로 갔나
주먹만을 남기고 어디로 갔나
거북이처럼 움찔움찔
엉덩이를 흔들며
비탈을 지나 모래밭을 지나 파도를 지나
외팔이는 어디로, 그토록 가고 싶어하던 바다로
도대체 누구를 태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