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식구
임종
취몽인
2020. 9. 28. 22:16
.
임종
1.
아들아
네 손으로 따뜻한 네 손으로
내 마지막 찌꺼기들을 치워주려마
이제는 가야할 때
제일 먼저 내 속부터 비우련다
그러니 아들아
네 손으로 따뜻한 네 손으로
네가 나온 곳 들여다보며
깨끗이 닦아다오
그 어두운 곳이 우리 인연이란다
나 떠난 뒤에도 냄새는 남을 터
그건 그냥
구린 미련이라 생각하거라
2.
아들아
이제는 떠나야겠다
나를 침대에 뉘어주겠니
너는 아마 내가 잠든 줄 알겠지만
조금씩 깊이 나는 떠난단다
오래 깨어나지 않아도 놀라지 마라
누구든 언젠가는 깨지 않는 잠을 잔단다
아들아
너를 한번만 더 볼 수 있을까
이 무거운 잠을
아마도 벗을 수 없을 것 같구나
3.
아들아
왜 내 곁에서 울고 있니
네 목소리 들리느냐고?
그래 듣고 있다
네 따뜻한 손도 만져지는구나
너는 아직도 모르는구나 내가 떠난 것을
지금 네 앞에 누운 사람은
그저 작별이란다
이렇게 인사하고 헤어지자
부디 잘 지내거라
아들아
나는 이미 떠났단다
200928
임종
1.
아들아
네 손으로 따뜻한 네 손으로
내 마지막 찌꺼기들을 치워주려마
이제는 가야할 때
제일 먼저 내 속부터 비우련다
그러니 아들아
네 손으로 따뜻한 네 손으로
네가 나온 곳 들여다보며
깨끗이 닦아다오
그 어두운 곳이 우리 인연이란다
나 떠난 뒤에도 냄새는 남을 터
그건 그냥
구린 미련이라 생각하거라
2.
아들아
이제는 떠나야겠다
나를 침대에 뉘어주겠니
너는 아마 내가 잠든 줄 알겠지만
조금씩 깊이 나는 떠난단다
오래 깨어나지 않아도 놀라지 마라
누구든 언젠가는 깨지 않는 잠을 잔단다
아들아
너를 한번만 더 볼 수 있을까
이 무거운 잠을
아마도 벗을 수 없을 것 같구나
3.
아들아
왜 내 곁에서 울고 있니
네 목소리 들리느냐고?
그래 듣고 있다
네 따뜻한 손도 만져지는구나
너는 아직도 모르는구나 내가 떠난 것을
지금 네 앞에 누운 사람은
그저 작별이란다
이렇게 인사하고 헤어지자
부디 잘 지내거라
아들아
나는 이미 떠났단다
20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