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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7일 Facebook 첫 번째 이야기

취몽인 2011. 12. 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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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말뚝을 향한 경의

    쇠말뚝을 향한 경의

     

     

     

      이틀 정도는 목욕을 하지 마시오 따라 나서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당분간은

    술과 담배도 삼가해야 합니다 피는 반드시 안으로만 흘리고 참을 수 있으면

    굶는 것이 좋소

     

      입구가 열린 동굴에선 물컹한 깊이가 만져진다

      시간이 빠져나간 자리

      고개를 쳐들어도 볼 수는 없다

      거울 속으로 흐물흐물 기어들어가는 소멸

     

      곁이 사라진 지금은 허공에 세워진 비석

      끈적한 피와 고름 그리고 외로움으로

      겨우 가린 아랫 도리

      자꾸만 기울어지는 평형의 기억

     

      목구멍으로 비릿하게 넘어가는 흙더미

      묻기보다는 주변을 지워

      높이를 맞추는 사이 시신은 일어서리라

      저기 안쪽 평토의 무덤이 보이는가

     

      어리석은 미련들은 분할이 필요하다

      가장 깊숙한 원형을 찾아

      쇠말뚝을 깊이 박는다

      빙글빙글 원형으로 박힌다

     

      약간 왼쪽으로 치우쳤지만 중심은 단단히 박혔다

      웅성이던 꿈들이 피 흘리며 묶인다

      꽉 물려 정복을 마치는 생각들

      기어이 숨 끊긴 자유에 감사하자

     

      피 솟는 저항을 세뇌하고 말뚝이 자리를 잡으려면 반 년이 걸릴거요 깊이 있

    으니 보이진 않겠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아직 위험한 것이오 정신의 한 가운데

    서 쇠말뚝이 육화를 마치면 당신의 폭력은 되살아날 것이오 그 때를 기다리시오   

     

     

     

        2011. 1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