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리를 들어 보셨나요 빈집 바람벽에 빈 가방 하나 시꺼멓게 걸렸다. 한쪽 손잡이 끈만 저물녘 대못질의 벼랑끝에 매달렸다. 잔뜩 벌어진 지퍼. 고성방가다. 위의 시는 문인수 시인의 적막소리라는 시집에 실린 ‘가방’이란 시의 일부다. 지퍼가 열린 채 벽에 걸린 낡은 가방을 보면서 시인은 고성방가의 소리를 듣는다. 이 고성방가는 물론 귀로 듣는 실제 소리가 아니다. 그저 시인의 마음 속에만 들리는 아우성이다. 우리는 소리를 귀로 듣는다. 그러나 간혹 시인들이나 종교에 심취한 성인들의 이야기 속에서 그들이 우리가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는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기도를 하면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에게 알려주고 싶었다는 내용을 뉴스를 통해 접할 때도 있다. 특별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