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신다방 화신다방 솔직히 네게 할 말이 많다 내 인생에서 네가 없었으면 좋았을뻔 했다 너는 자유란 이름으로 나타났다 나는 곧 네가 베푼 자유의 늪에 빠졌다 4년 동안 너는 나를 소모하고 쇠락시켰다 그리고 겨우 일어서 도망치려는 내게 아내를 떠맡겼다 너는 지금 없어졌다 나는 이제야 겨우 .. 혼자만의 골방^^/Free Writing 2020.01.17
직전 직전 너는 자꾸 다가오지 앞으로 한 겹 살을 붙이고 뒤로 한 겹 껍질을 벗기며 내게 방금 화를 쏟은 너는 다만 열기가 남았을 뿐 이미 그곳을 떠났는데 왜 내 뒤에 있는지 내가 멈출테니 앞질러 가시길 언짢은 표정의 나 또한 한 겹 벽 너머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것 모든 것은 희미한 .. 혼자만의 골방^^/Free Writing 2019.12.28
2020년에는 1. 시에 목매지 말자 가. 굳이 시를 읽으려 애쓰지 말자. 읽고 싶은 시가 있으면 읽고 골치 아픈 시는 아예 읽지 말고 시 안 읽는다고 불안해 하지도 말자 나. 시론, 시 창작법 같은 책 되도록 읽지 말자. 읽기도 쓰기도 기술의 문제가 아님을 잘 알지 않나? 다. 새로 뭘 써서 남들에게 보이지.. 혼자만의 골방^^/약속과 확인 2019.12.24
呼名 呼名 텔레비전 속에서 누가 나를 부른다 우겨 넣던 밥술을 멈추고 부르는 이를 찾는다 낯 익은 연예인이 나 대신 대답을 한다 또 저녀석이군 며칠 전에는 인터넷에서도 내가 불렸다 그때도 저녀석이었다 심심해서 찾아 본 전화번호부엔 내가 한 백 명쯤 있었다 고등학교 일 년 선배도 있고 방송국 PD도 있다 가입도 하지 않은 문인협회에도 나는 가입돼 있다 시인으로 이시간에도 나는 도처에서 불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근자에 나로 불려본 적이 별로 없다 비슷하게 부르는 유명한 이름도 있다 요즘은 선생님 또는 아저씨 가끔은 할아버지로 불리는 나는 이름도 없이 늙었다 얼마전까지 무시로 내 이름을 부르던 어머니는 떠났다 내 이름은 남은 친척들과 친구들 그리고 선배들 속에서만 살아 남았지만 천천히 하나씩 지워져갈 것이다.. 혼자만의 골방^^/Free Writing 2016.07.01
헌신예배의 기도 사랑이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특별히 이 저녁 어버이 주일을 맞아 팔순 가까운 부모님의 여전한 자식이자 이제 성년의 자리에 드는 아이들의 부모로 세워주신 저희 빌립보 선교회원들로 하여금 헌신의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허락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창립 오십 년을 바라보는 남성교회.. 혼자만의 골방^^/신앙 에세이 2013.05.15
뒷걸음질 뒷걸음질 유량계의 바늘이 바닥에 닿을 즈음이면 초조하다 불이켜지고도 이십오킬로쯤은 갈수있다는 걸 잘 알고있지만 이 속도의 길에 버려질까 속절없이 불안하다 지갑에 지폐가 이만원쯤 남아있으면 초조하다 지갑속엔 현금 등가물인 신용카드가 네장이나 있지만 이 자본의 요구불.. 혼자만의 골방^^/Free Writing 2013.01.31
소진 소진 모든 것은 닳는다 창 밖 구름이 닳아 흐르고 한 걸음 마다 옷깃과 무게가 닳고 나뭇가지 수맥이 닳고 핸드폰에선 깜빡 시간이 닳는다 아무 것도 담지 못하고 움켜쥔 손 안 손가락 사이로 흐르는 닳은 것들 바구니는 떠나고 빈손만 남아 찢어지게 안으로 안으로 닳는다 내일마저 닳고.. 혼자만의 골방^^/Free Writing 2012.11.02
대화 대화 2012년 1월 26일 오후 2:57, 명절은 잘 보냈냐? 2012년 1월 26일 오후 2:58, 눈치만 보다 끝난 명절이었죠 뭐~ 형은 잘보내셨나여? 2012년 1월 26일 오후 3:00, 법무법인 전화가 왔네.. 내용증명 보낸다고 한다. 시간 조금만 더 달라고 사정했는데 이달말까지만 기다리고 절차 진행한다는구나. 2012.. 혼자만의 골방^^/Free Writing 201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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