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를 그만 두고 파주에 출근한 지가 벌써 일 년이 흘렀다. 애초에 회사 차량 운전이 첫번째 보직이었지만 운전 외에 짐도 나르고 하는 육체적 일을 하는데 한계가 있어 회사에서는 운전을 따로 할 젊은 직원을 새로 구했다. 따라서 내가 이 회사에서 존재할 수 있는 제일 큰 효용은 사라진 셈이다. 그런데 아직 잘리지 않아 일 년을 채우고 이 년째를 향해 가고 있다. 대표의 배려일 수도 있고 어줍잖은 광고 경력이 아직은 조금 약발이 남은 탓도 있을 것이다. 아마 배려가 더 큰 이유일 것이다.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배려란 유효기간이 짧다. 머지 않아 경제 논리가 감성 논리를 짓누르게 될 것이고 그때 나는 밀려날 것이다. 나이가 있고 업무에 한계가 분명하니 어쩔 수 없는 귀결이다. 불만도 아쉬움도 사실 없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