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느긋한 토욜 오후
아내를 도와 마늘 100통 까서
절구에 찧어 냉동실 넣어두고
침대에 길게 누워
TV의 다큐멘터리와
책을 번갈아 보며 반쯤 존다.
밖은 뜨거운 태양과 폭염
비명지르는 매미들 소리로 치열해도
느리게 돌아가는 선풍기 바람에
실린 이 오후는 천국이다.
잠시 근심만 지울 수 있다면
이렇게 행복할 수 있는데,
그리고 그 행복은 언제나 제자리에
있는데, 사람이 저혼자 비칠대느라
그걸 보지도, 누리지도 못한다는
선인의 말씀을 실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