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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16일 Facebook 첫 번째 이야기

취몽인 2012. 8. 1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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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교 위로 무거운 생활이 달린다
    그 아래,
    그 무게를 고스란히 담고
    교각들이 겹겹이 침묵하며 달린다
    불어난 강물이 느긋하게 흐르고
    사람 몇, 그 흐름을 지켜본다.
    그들 뒤에 서서
    가로와 세로
    그 사이의 점들을 바라보며
    지금 흘려보내는 시간이
    장차 얼마나 아쉬울까?
    또는 그리울까 생각해본다.

    좀전에 굉음을 울리며 지나간
    전동차는 어느역에서
    일단의 사람들을 뱉고
    남쪽으로 달려갔을 것이다.
    그리고 그 무렵의 강물은
    서쪽으로 흘러가고
    새 이야기로 찰랑이는 강물이 눈앞을 지난다.

    가만히 있는듯해도
    교각들 또한 나름 남쪽을 향해. 끝을 향해 달리는데
    아무도 만날 일 없는
    오후의 나만 제자리에 서서
    바쁜 우주를 완상하느라 느긋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