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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교 위로 무거운 생활이 달린다
그 아래,
그 무게를 고스란히 담고
교각들이 겹겹이 침묵하며 달린다
불어난 강물이 느긋하게 흐르고
사람 몇, 그 흐름을 지켜본다.
그들 뒤에 서서
가로와 세로
그 사이의 점들을 바라보며
지금 흘려보내는 시간이
장차 얼마나 아쉬울까?
또는 그리울까 생각해본다.
좀전에 굉음을 울리며 지나간
전동차는 어느역에서
일단의 사람들을 뱉고
남쪽으로 달려갔을 것이다.
그리고 그 무렵의 강물은
서쪽으로 흘러가고
새 이야기로 찰랑이는 강물이 눈앞을 지난다.
가만히 있는듯해도
교각들 또한 나름 남쪽을 향해. 끝을 향해 달리는데
아무도 만날 일 없는
오후의 나만 제자리에 서서
바쁜 우주를 완상하느라 느긋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