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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13일 Facebook 이야기

취몽인 2012. 10. 1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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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람이 퀼트할때 쓰는 침봉.
    퀼트 바늘은 보통 바늘보다
    작고 가늘어 이 침봉에 꽂아두면
    가끔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경우가
    있다. 한 번은 속에 숨은 바늘을
    열개나 꺼낸 적도 있다.

    그런데 작은 침봉 속에 숨은
    바늘을 찾아 꺼내는 일이 은근
    스릴이 있다. 전혀 보이질 않으니
    손으로 이리저리 주물러 감촉을
    느끼고 조심스레 꺼내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불시에 바늘에 찔리는
    짜릿, 따가운 경우를 겪게 된다.

    애기 주먹만한 침봉을 요리조리
    주물러 날카로운 바늘을 찾아냈을땐
    또 묘한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오늘도 한 두번 찔리고 바늘 둘을
    구출해냈다.

    삶도 요렇게 앙증맞은 스릴과 함께
    꾸려나가면 재미가 쏠쏠할텐데
    사실은 캄캄한 방안에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쇠방망이를
    두려워하며 사는 형편이니 스릴은
    커녕 불안만 가득하다.

    귀여운 고통, 그 쏠쏠함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주말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