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숨은 것들은 더 깊이
숨기고 싶은 것들은 더 높이
윤곽이란 윤곽은 모두 일으켜
누구를 부르는 것일까
골 깊은 경계는 아직 영혼을 부르지 못한다
가장 오래된 기억을 태우고
사라지지 않는 두려움을 저어
태고의 표정을 칠한다
대지를 관통한 눈으로 코로 입으로
솟는 희뿌연 호흡들
마침내 눈 뜨는 검은 생명
아무 말 않아도 귀가 울리고
눈마주치지 않아도 가슴 저리는
압도적 침묵이여
코트디부아르 어느 숲에는
죽음의 얼굴을 다듬는 사람들이 있어
늘 검은 바람이 분다
2013. 4. 18 / 2013.현대시문학 가을호 신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