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지랄맞은 세상에 살지라도
우리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요즘 성재기씨 관련하여 여러 매체, 블로그, 페이스북 등 할 것 없이 이야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의 죽음을 두고 싸우는 모습도 더러 보이고..
어떤분이 달았던 댓글 하나를 퍼오겠습니다.
<한 네티즌의 댓글>
몇년 전 서거 소식을 접하고, 당시 어린 학생이었던 저는 아버지 앞에서 조목 조목 그분의 잘못을 들며 그 분의 죽음을 비난했었습니다.
그걸 들으신 아버지께선 제게 호통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죽었을 때를 두고, 우린 애도기간이라고 부른다. 옆집 개가 죽어도 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고 언행을 평소보다 삼가하는 것또한 우린 애도기간이라고 부른다.
네가 말하는 시시비비를 가리는 정의로움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내 눈엔 그저 너는 너의 눈썰미를 과시하기 위해 그 사람 가족들의 슬픔을 가볍게 만드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의로운 일을 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의로운 일을 어떻게 정의롭게 행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사람이 측은지심이 있어야 비로소 무엇이 지금 옳은지 알 수 있는 법인데, 다른 이를 가련히 여길줄 모르는 사람이 무엇이 정의로운지 알리 없다.
정의로운 일을 할 수 있는 힘이 있을리는 더욱 만무하다.
너는 시기를 고려하지 않았고, 그 사람들의 아픔 또한 고려하지 않았다.
잘못은 언제든지 바로잡을 수 있지만, 남을 물어뜯으려는 심성은 지금 바로 잡지 않으면 영원히 바로잡을 수 없다.
남을 가련히 여길 줄 모르는 사람은 결코 정의로울 수 없다.
그 사람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나가 아닌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제 자신만을 위해 쓰일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자기가 옳다는 것을 보이고 싶은 조급한 마음이 눈을 가려, 제 행동에 돋은 가시는 보지 못한 채, 결국 자기가 옳다는 마음만이 남고 주변을 살피지 못한다.
그래서 대부분 자기가 옳다고 말함에도 침착하지 못하고, 역성을 내기 마련이다.
그 옳음은 자기의 옳음을 증명하기 위한 조급함일 뿐, 정의로움을 위한 옳음이 아니다.
남을 가련히 여기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정의로울 수 없다.
결국 서로 미워하는 마음만 가득 찰 뿐이다."
라고 말입니다.
저는 아버지의 그 말씀을 듣고,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러워서 아버지 얼굴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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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