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귀신
내가 가진 유일한 도구는
정적이 귀를 파먹는 시간
내일 가슴이 찢길 애인처럼
그대들이 끌고 다니는 그림자는
화려한 유물이 아닌가
수백 알 모래가 자리를 바꾼다
나는 천장이 무너지는
수렁을 즐긴다 세상 밖으로
다리 한 짝 내놓지 않는다
모래 속에 파묻은 내 뜨거운 호흡은
죽은 그림자도 잘근잘근 씹어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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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개미, 본명일까 필명일까?
둘 중 어느 하나라 해도 만만찮은 작명.
시는 집요하다
슬픔과 분노와 좌절이
본체와 그림자로 얽혀
읽는 내내 불편하다
개미지옥 같이
읽는 이를 짙은 허방으로 끌어당긴다
개미귀신이 먼저일까
시인 김개미가 먼저일까
시인은 내 페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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