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明盛藥局

名醫

취몽인 2020. 8. 2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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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醫

오십 년 붙여놓고 사는
웬수가 있다

양 손 양 발바닥에서 살다
늙고 나니 저도 지쳐
오른 발바닥에 늘어붙은 놈

대학병원 의사도
고대 나온 피부과 전문의 친구놈도 못 고친

보기 싫단 마누라 등쌀에 밀려
어제 만난
돌팔이처럼 생긴 동네 의사 한 마디

말 그대로 습진이네

진단은 확실한데 완치는 없소
주사 한 대 맞고 열흘 약 먹고 연고 바르소
금방 낫고 금방 재발할거요
그럼 또 주사 맞고 약 먹고 연고 바르면 됩니다

오십 년만에
시원한 말 들었다

영도야 그 말이 그렇게 어렵더냐?

습진을 낳게 할 방법은 없다.
라는 말

병은 위대하고
의사는 초라하고
명의는 솔직하다

스테로이드가 최고다


2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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