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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자본주의
손과 세계 사이에 무언가 있다.
그 무언가가 손과 세계를 배반한다.
손과 세계를 서로 모른 체하게 한다.
입과 자연 사이에 또 무엇이 있다.
저, 이, 무엇이 입과 지구를
서로 무관하게 만든다.
결국은 눈이다.
일상적으로 일상을 일상화하는 눈
일상적인 눈을 다시 일상화하는 눈
저 눈은, 이 눈을
이 시각은, 저 시선을 노예화한다
저, 이, 자본주의를 벗어나는 길은
무엇보다도 눈을 감는 것이다.
두 눈을 꾹 감고 인위적으로
코와 귀, 손과 입, 피부와 감각을
그리하여 저 옛날을, 이 온몸을
애타게 불러오는 것이다.
-이문재 <지금 여기가 맨 앞> 2014. 문학동네
내가 아는 자본주의
손과 세계 사이에 무언가 있다.
그 무언가가 손과 세계를 배반한다.
손과 세계를 서로 모른 체하게 한다.
입과 자연 사이에 또 무엇이 있다.
저, 이, 무엇이 입과 지구를
서로 무관하게 만든다.
결국은 눈이다.
일상적으로 일상을 일상화하는 눈
일상적인 눈을 다시 일상화하는 눈
저 눈은, 이 눈을
이 시각은, 저 시선을 노예화한다
저, 이, 자본주의를 벗어나는 길은
무엇보다도 눈을 감는 것이다.
두 눈을 꾹 감고 인위적으로
코와 귀, 손과 입, 피부와 감각을
그리하여 저 옛날을, 이 온몸을
애타게 불러오는 것이다.
-이문재 <지금 여기가 맨 앞> 2014.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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