門
기울어지는 시각
싸늘한 거리에 비가 내린다
운명처럼 마련된 내 생존의 길 앞에
모든 문들은 잠기어 있다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이 절박한 지대에서
나는 몸부림을 치며 문을 두드린다
그러나 문은 열리지 않고
가슴에 박히는 수없는 상처
이것은 너무 심한 장난 같다
사람은 평생을 두고
열리지 않는 문앞에서
문을 두드리다 가는 것인가 보다
흘린 피는 '갈꽃'으로 피고
핀 갈꽃바람에 울다 그나마 지고나면
조용히 남는 보랏빛 허공
천대(千代)를 두고 다시 만년을
이 문 앞에서 비를 맞으며
울다간 사람들 -
나도 여기 서서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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