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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타고 오르는 시간

취몽인 2011. 1. 1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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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타고 오르는 시간

 

 

                                            2011. 1. 18

 

한 밤

잠긴 문 옆 좁은 벽으로

철컥 철컥

기어 오르는 시간을 듣는다

지금은

어두운 아버지가 나를 깨워

바스락

잠자는 아이들이 두려워지는데

감긴 눈

치켜올린 두꺼운 은폐를 들추며

뚜벅 뚜벅

내 위를 걸어왔던 것일까

꼼짝 않고

죽은 듯이 누운 나를 지나

철컥 철컥

다시 벽을 기어 오르는 검은 시간

잔인한

불면의 명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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