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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취몽인 2011. 2. 9. 17:16

 

 

 

 

 

 

 

 

그 여자

 

                                    2011. 2. 9

 

넌 왜 담배를 피니?

 

샤워를 하는 여자의 긴 허리가 묻는다

오래된 꼬냑 한 잔

목젖을 지나 좁은 어깨에 뜨겁다

먼 불이 켜진 초라한 거실

쉬 잠들지 못한 시간들이 철컥철컥 걸어다니고

묵은 향기가 명치에서 솟아오를 무렵

샤워를 끝낸 여자를 끈다

깊은 침대가 앓고 있다

돌아 누운 고통의 등을 쓰다듬으며

어둠 속에 누워 호흠을 센다

나는 찾아지지 않고

하루가 여기저기서 뛰어 다닌다

명상은 정신을 괴롭히고

짧은 단절들이 스물스물 기어오른다

앓던 여자가 어둠 속에서 묻는다

 

넌 왜 자꾸 담배를 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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