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좋은 詩 모음

낙화 / 이형기

취몽인 2010. 5. 14. 13:56

 

 

 

 

 

 

 

 

낙화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激情)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
결별(訣別)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訣別)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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