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 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 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잇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이야기舍廊 > 좋은 詩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형도 <봄날은 간다> (0) | 2010.06.04 |
---|---|
이별가 / 박목월 (0) | 2010.05.31 |
낙화 / 이형기 (0) | 2010.05.14 |
꽃 씨 / 문병란 (0) | 2010.05.13 |
못 위의 잠 / 나희덕 (0) | 2010.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