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이승훈
나는 시를 쓴 다음 가까스로, 거의 힘들게, 어렴풋이 발생한다. 나는 시
를 쓰는 게 아니라 시 속에 태어난다. 시 속에 태어난다. 시 속에 시 속에
내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시란 무엇인가?
시는 시라는 장르에 속하는 게 아니라 시라는 장르에 참여한다. 참여한
다는 건은 속하지 않으며 동시에 속함을 의미하고, 시는 시라는 장르에 속할
때, 말하자면 시라는 장르로 일반화될 때 이미 시가 아니다. 우리 시단엔
이런 의미로서의 귀속, 너무나 시 같은 시, 장르라는 일반의 옷을 입고 행
세하는 시들이 너무 많다.
프리즘 / 이민하
나는 시를 쓴 다음 가까스로, 거의 힘들게, 어렴풋이 증발한다. 나는 시
를 쓰는 게 아니라 시 속에 지워진다. 시 속에 지워진다. 시 속에 시 속에
내가 증발한다. 그렇다면 나란 무엇인가?
나는 나라는 육체에 속하는 게 아니라 나라는 육체에 참여한다. 참여한
다는 건은 속하지 않으며 동시에 속함을 의미하고, 나는 나라는 육체에 속할
때, 말하자면 나라는 육체로 일반화될 때 이미 나가 아니다. 우리 사이엔
이런 의미로서의 귀속, 너무나 나 같은 나, 육체라는 일반의 옷을 입고 행
세하는 그대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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