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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의 경제학

취몽인 2011. 9. 23. 10:45

 

 

 

 

 

 

 

 

 

 

 

 

낙엽의 경제학

 

 

 

 

오후 네시

그림자가 길 어깨에 닿았으므로

푸른 계약은 해지되었다

한 방울의 급여는 종료되고

임시직에게 퇴직금은 없다

남은 이들은 상관할 바가 아니다

그들의 떨켜에도 해고는 맺힌다

우리는 곧 끈적한 체관을 닫고

몇 가닥 물관으로 높이를 버틸 것이다

 

느리게 정박하는 어스름

나선형으로 맴도는 마른 물고기들

불콰한 걸 보니 한 잔 하셨군

낮은 바람이 닻을 던진다

여기 마지막 냉수 한 모금

오그라든 손에 담고 그만 내리라

서둘러야 오늘 저물 수 있다

바싹 가라 앉을 수 있다

 

봄은 다시 오리라

올 수 있으면 그때 다시 오라

우린 모두 흔적으로 쌓아진 것들

뿌리는 끊임없이 새 계약을 체결하고

당신의 바다는 너무 멀다

성장은 해지와 체결의 간격

틈을 먹고 노련하게 살아갈 것이다

누군가 우리를

밑동으로부터 쓰러뜨리기 전에는

 

 

 

2011.9. 23 / 이전의 詩를 改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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