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의 경제학
오후 네시
그림자가 길 어깨에 닿았으므로
푸른 계약은 해지되었다
한 방울의 급여는 종료되고
임시직에게 퇴직금은 없다
남은 이들은 상관할 바가 아니다
그들의 떨켜에도 해고는 맺힌다
우리는 곧 끈적한 체관을 닫고
몇 가닥 물관으로 높이를 버틸 것이다
느리게 정박하는 어스름
나선형으로 맴도는 마른 물고기들
불콰한 걸 보니 한 잔 하셨군
낮은 바람이 닻을 던진다
여기 마지막 냉수 한 모금
오그라든 손에 담고 그만 내리라
서둘러야 오늘 저물 수 있다
바싹 가라 앉을 수 있다
봄은 다시 오리라
올 수 있으면 그때 다시 오라
우린 모두 흔적으로 쌓아진 것들
뿌리는 끊임없이 새 계약을 체결하고
당신의 바다는 너무 멀다
성장은 해지와 체결의 간격
틈을 먹고 노련하게 살아갈 것이다
누군가 우리를
밑동으로부터 쓰러뜨리기 전에는
2011.9. 23 / 이전의 詩를 改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