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머리의 푸른 슬픔
주먹만한 눈자위가 녹자 끈적하게 흐르는 슬픔
허옇게 언 바다 절명의 눈물주 한 잔 마시자
맞바람에 휘청이던 손끝 외줄 한 가닥에 걸린 목숨
곤두박질 치던 붉은 눈살 저며 우리를 가리자
치명적인 미늘 오오마의 심장이 뽑힐 줄은 몰랐다
펄떡이던 정수리 깊고 푸른 생각을 꺼내고
언 입 터져라 돌이켰지만 팽팽한 바다는 등을 밀었다
아가미가 숨통채 잘려 부끄러운 볼살 또한 저민다
일격 앞에서 만난 늙은이 옆구리에 먼저 꽂힌 간절한 일생
한참을 녹아 붉은 오오마의 바다는 구석구석 내려앉고
마지막 한잔이 빛나자 시퍼렇게 출렁여 모진 외줄을 끊는다
*2011.8. 19 습작 / 2011. 9. 30 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