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2013년 10월18일 Facebook 두 번째 이야기

취몽인 2013. 10. 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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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요마가 연주하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를 듣다
    괜히 뭔가를 주절거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끄적여 봤습니다.
    정욱 형님, 이런 느낌이 드는 건 뭘까요?





    무반주 첼로





    그냥 흐르지 말고

    무엇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슬픔보다

    슬퍼해야 하는 의무가 더 슬픈 법이지요

    이런 곳에서 웃을 수는 없지요

    비장한 예의를 위해

    나는 오래 당신 대신 웁니다

    슬픔에도 곡조가 있답니다

    대신 높낮이가 유난하진 않지요

    낮은 어깨를 서로 짚으며

    고개 숙인 당신

    가슴을 쓰다듬고 지나는 정도지요

    달래는 손짓 보이세요

    등을 토닥이며 괜찮다 괜찮다

    재빠르게 말하는군요

    조금 있으면 끝날 겁니다

    그러면 슬픔을 주머니에 넣고

    아주 천천히 고개를 드세요

    활이 현을 떠날 때

    마음 속으로 박수를 치고

    가야할 길을

    다시 가시면 되요





    2013. 10.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