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2014년 3월11일 Facebook 이야기

취몽인 2014. 3. 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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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 일을 시작한지 만 이년이 지났습니다.

    같이 교육을 받고 출발한 동료들 대부분이
    그 사이에 그만두고 너댓명이 겨우 남았습니다.

    많은 돈을 벌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빠르게 돌아오는 한 달을
    쫒기는마음으로 마감한 적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사이 병행해 오던 광고일들도 많이 없어졌습니다.
    경기가 어려운 탓도 있고 제 연식이 오래되어
    효용가치가 급감한 탓도 크다 생각됩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합니다.
    지금 현 상황에서 내가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있습니다.

    하는 일이 누군가를 만나야만하는 일이다 보니
    본의 아니게 만나는 분들에게 부담을 주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오래 알고 있는 사장님 한 분을 만났습니다.
    이 년 동안 한 달에 한 번 정도 아침 일찍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곤 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그러시더군요. '김팀장을 보는 일이 몹시 미안하다'고...

    그래서 말했습니다.
    미안해 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요. 나는 지금 현재 주어진
    내 직업에 충실하기 위해, 고객들을 만나러 다니는데 만나는
    고객 마다 척척 계약을 이뤄낸다면 금방 부자가 되지 않겠느냐고,
    그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그 분들에게 혹시 도움이 될 만한
    일이 있어 그것이 계약으로 연결된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 일을 하는 동안 나는 이 만남을 중단해서는 안되는 게
    현실이다. 미안해 하지 마시고 그저 저 친구가 제 일을 열심히
    하는구나 하는 마음으로 귀찮아하시지만 않으시면 제게 힘이
    된다고 말씀드렸읍니다.

    그건 제 진심입니다만 받아들이는 분 입장의 마음은 그렇지
    못하겠지요.

    그동안 문전박대도 적잖게 받아봤고 매몰찬 거절도 여러 차례
    겪었습니다. 제 평생에 별로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이라 처음에는
    참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도 일이라 생각합니다.
    백번의 만남에 한 건의 계약. 뭐 그 정도면 훌륭한 성과라 생각
    합니다.

    그저 마음이 아픈 것은
    시간이 갈 수록 내가 누군가에게 불편한 사람이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렇게 살기는
    싫었거든요.

    그래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이게 제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무례하지 않도록 더욱 조심하겠습니다.

    혹시 저 때문에 불편함을 느꼈던 분들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이해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왠지 오늘 아침에 꼭 이 말을 해야겠다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