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그러움에 대하여 / 김영현
너그러움이란 나이 먹는대로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요즘은 작은 일에 나도 모르게 자주
벌컥벌컥 화를 잘 부리곤 한다.
오늘 아침에도 아내랑
사소한 일로 다투었다.
홈쇼핑에서 산 대머리 치료제 때문이었다.
왼종일 그 일로 마음이 찜찜하였다.
不惑이니 知天命이니 耳順이니
나이 들면 자연히 그렇겠거니
그렇게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그게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째째해지고
더욱 잘 혹하고
더욱 고집만 세어지고
더욱 귀가 닫히니
정말이지
너그러움이란 그저 찾아오는 게 아니다
- 김영현 시집 < 그후, 일테면 후일담 > 2005
출처 : 淸韻詩堂, 시인을 찾아서
글쓴이 : 동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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