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가보진 않았지만
서울만 할까요
작고 깨끗해서
침 뱉으면 벌금 엄청 매기고
아직도 두들겨 패는 형벌이 있다는 곳
얼마전 죽은 깡마른 독재자
좀 더 얼마전까지는 나도 멋모르고 존경했던
존경해야 한다고 알았던 나라
붙박이들을 굴러온 이들이 다스리는 도시
규제는 아래로만
자유는 위로만 향한다는
돈 많은 이들이 돈 벌기 좋은
돈 없는 사람은 그저 착할 의무만 있다는 이 나라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군요
위를 위한 질서가 있는 사회
스스로 결정하는 예측 가능한 자유
많이 벌어도 세금은 조금만
그래서 캐피토피아라 한다나요
그런데 그 나라엔
길 잘못 걸으면 한 달 월급 뺏기고
아차하면 법정에서 맞아 죽을 수 있는
싫은 소리 한 마디 못하는
또 다른 깡마를 사람의 유신시대처럼
짜맞춰진 삶만 사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그 사람들에겐
삐까번쩍한 지옥의 나라라는군요
몰랐습니다
가보지 않았지만
가고싶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당신들만 가시든지요
2015. 6. 10 / 모던포엠 2015.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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