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전 발표 詩

싱가포르

취몽인 2015. 6. 10. 11:00

 

 

 

 

싱가포르

 

 

 

가보진 않았지만

서울만 할까요

작고 깨끗해서

침 뱉으면 벌금 엄청 매기고

아직도 두들겨 패는 형벌이 있다는 곳

얼마전 죽은 깡마른 독재자

좀 더 얼마전까지는 나도 멋모르고 존경했던

존경해야 한다고 알았던 나라

붙박이들을 굴러온 이들이 다스리는 도시

규제는 아래로만

자유는 위로만 향한다는

돈 많은 이들이 돈 벌기 좋은

돈 없는 사람은 그저 착할 의무만 있다는 이 나라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군요

위를 위한 질서가 있는 사회

스스로 결정하는 예측 가능한 자유

많이 벌어도 세금은 조금만

그래서 캐피토피아라 한다나요

그런데 그 나라엔

길 잘못 걸으면 한 달 월급 뺏기고

아차하면 법정에서 맞아 죽을 수 있는

싫은 소리 한 마디 못하는

또 다른 깡마를 사람의 유신시대처럼

짜맞춰진 삶만 사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그 사람들에겐

삐까번쩍한 지옥의 나라라는군요

몰랐습니다

가보지 않았지만

가고싶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당신들만 가시든지요

 

 

2015. 6. 10 / 모던포엠 2015.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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