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간다는 일
꽃도 덜 피었는데
해가 진다
돌아갈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언덕 위에 섰다
저 아래
산판길을 지나면
늘 불행한 목련 한 그루
기다릴 것인가
두려울 것인가
돌아보면 언제나 목말랐던
엇 자란 가지 둘
제각기 꽃 피우고
제각기 잎 떨구었지만
마주보고 서러울뿐
문 열고 들어서면
발치에 쌓일 식은 목례 몇 잎
우리는 그저 결핍으로만 피고 지지
나는 친절하지 못하고
너는 상처가 깊어
늘 피지만 또 늘 지는
사랑같은 건 목젖 아래 맺힌지 오래
언덕은 조금 더 두꺼워졌는데
시간은 자꾸 시들고
돌아가야 하는데
꽃은 통
피지를 않고
20170408 / 모던포엠 2017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