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왼쪽 이야기

무릎

취몽인 2017. 5. 4. 23:33



무릎

 


무릎이 아프다 수술을 했다 무릎은 여전히 아프다

수술은 그저 아프다 창밖에 비가 내려 무릎이 아프

다 꽃잎이 떨어져 아픈 무릎에 빨갛게 맺힌다 벨이

울리고 개가 짖는다 문을 열자 무릎이 아프다 개가

제 꼬리를 문다 말리자 무릎이 아프다 개도 아프다

시간을 갈던 믹서기 무릎이 깨졌다 믹서기 무릎이

아파 무릎이 아프다 남편이 아픈 무릎으로 쿵쿵

는다 무릎이 아파 미안하다 무릎이 아파 속상하다

또 벨이 울린다 무릎이 아픈 개가 아프게 짖는다

귀가 울려 무릎이 아프다 무릎이 아파 나가지 못한

다 나가지 못하는 무릎은 아프다 무릎이 아픈 것은

무릎 탓은 아니다 남편의 무릎은 모른다 모르는 무

릎이 섭섭하다 무릎이 벌떡 일어나다 아프다 무릎이

운다 무릎은 튀쳐 나가고 싶으나 무릎이 아파 주저

앉는다 무릎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아픈 것뿐 무릎

창밖을 본다 아픈 무릎 위로 아픈 무릎들이 차분

차분 내리고 있다 무릎은 자꾸 뛰어내리고 싶다

 

 

20170504

'詩舍廊 > 왼쪽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먹을 편다는 것  (0) 2017.05.22
달리기  (0) 2017.05.05
그런데 왼쪽은  (0) 2017.03.20
왼쪽 170314  (0) 2017.03.14
왼쪽 170309  (0) 2017.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