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明盛藥局

졸피뎀

취몽인 2020. 1. 27. 10:33




졸피뎀

 

 

당신은 아마

풀섶을 스치는 여울물에

발목을 적시다

훌쩍

그놈의 손에 붙들려

너럭바위 아래 휘도는

깊은 소沼로 끌려간 거야

바닥에 닿지 않는 발끝으로

곧추 서려 애쓰지만

이내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려 가는

당신을 당신이 보는 거지

비명을 지르고 사지를 버둥거리며

벗어나려 안간 힘을 쓰고 있지

의존성도 없고

약한 거예요

당신은 그저 숙면을 바랬지만

그 녀석은 당신을

당신도 모르는 격량으로 데려 갔지

격렬하게 잠자다

침대에서 떨어졌네요

아마도 어딘가를 헤매 다니고 있는 듯 하네요

그래도 깨어나진 않아요

당신이 지켜보는

그가 명령한

의존성 없고 약한

숙면 덕분에

 

 

2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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