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마음에는 언제나 당신은 없습니다.
식목일 아침입니다. 아침 라디오 방송에서 이런 이야기가 들리더군요. ‘사월은 성큼성큼 다가오는 봄으로 분주하다.’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활짝 핀 개나리 울타리 맞은편에 곧 꽃을 터트리려고 잔뜩 벼르고 있는 벚나무들이 언뜻언뜻 분홍빛을 머금고 있더군요. 아마 주말이면 꽃 세상이 열릴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는 슬픈 일이 있었습니다. 이주 전쯤 여든 중반의 노모를 모시고 온 아들이 있었습니다. 동남아 어느 나라에서 일을 하고 있다가 5년만에 귀국을 해서 어머니를 찾았는데 그새 어머니가 더 쇠약해지셨고 귀도 잘 안 들리는 것 같아 보청기를 해드리고 싶다고 오신 분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양쪽 귀가 모두 중고도 난청의 상태였습니다. 신중한 아들이 혹시 어머니가 보청기에 잘 적응 못할 수도 있으니 #보청기무료체험을 하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보청기를 열흘 정도 착용하셨는데 중간에 아드님이 전화가 와서 어머니가 보청기를 찰 안 끼려고 하신다 했습니다. 이유를 물었지만 잘 모르겠다고만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지나고 지난 주 모자가 함께 다시 저희 센터를 찾아오셨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어머니가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 보청기 안하고 싶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나이인데 나 좋자고 아들에게 돈을 쓰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얘가 곧 외국으로 다시 나가야 되는데 내가 어미가 돼서 비행기 값 조금도 못 보태 줄 형편인데 이 아이에게 백만원이 넘는 큰 돈을 쓰게 할 수 없습니다. 나는 소리 좀 못 들어도 괜찮습니다. 집에서 혼자 있다가 멀지 않은 때에 이 세상 떠나면 그만입니다. 제발 부탁인데 저번에 보청기 빌려주시면서 받은 보증금을 좀 돌려주십시오. 제발 부탁입니다.’
아드님도 저도 아무런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드님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울음을 참고 계셨습니다.
워낙 어머니의 말씀이 간절하셨기에 저도 더 이상 권유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아주 싸게라도 보청기를 해드릴 수 있겠지만 어머니의 마음을 돌리기는 힘들 것 같았습니다.
일단 알았다고 말씀드리고 보청기를 돌려받았습니다. 조금 더 생각해보고 결정하자는 말씀 밖에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비슷한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어머니들은 늘 나보다는 자식 걱정이 우선입니다. 내 한 몸 좋자고 자식에게 부담 지우는 일을 극구 거부하십니다. 돌아가신 제 어머니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드님에게 출국하기 전에 진행중인 어머니 청각장애등급절차는 가능하면 마치도록 하라고 부탁드리고 두 분은 센터를 나갔습니다. 등이 굽고 걸음이 휘청이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도대체 저 사랑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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