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촉도(歸蜀途) / 서정주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임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 리.
흰 옷깃 여며여며 가옵신 임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 리.
신이나 삼아 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銀粧刀)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 하늘
굽이굽이 은핫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歸蜀途)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임아.
서정주[徐廷柱]
1915. 5. 18 전북 고창~2000. 12. 24 서울.
호는 미당(未堂)·궁발(窮髮). 시세계의 폭넓음과 깊이로 해서
한국 현대시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손꼽힌다.
출처 : 사랑, 그 그리움들
글쓴이 : 旼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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