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침묵

취몽인 2010. 3. 11. 13:03

 

 

 

 

 

 

 

 

 

 

 

 

 

 

 

 

 

침묵

 

 

                                                 2010. 3. 11

 

실직의 창구

앉을 곳 없는 자들을 위한 자리는

무겁게 분주하다

 

번호표를 뽑고

구호를 상담하는 뒷통수를

고개 숙여 비웃는다

 

딩동, 딩동

137번과 228번이 퉁겨져 나간 자리

목마름이 껌처럼 늘어진 후

 

다시 딩동

기간중에 소득은 없으셨죠? 네!

지갑이 파르르 떤다

 

하루 4만원

한달의 실업은 아내의 월급

초라함과 뻔뻔함의 노임

 

그런데도

넌 뭐가 좋다고 술잔을 기울이고

곧은 목으로 떠들고 있는가

 

네 실업은

나태한 시간과의 간음 탓이지만

부푼 입술이 길을 텄거늘

 

잊엇는가

- 그 입술을 제어하는 자는

   지혜가 있느니라 - 하신 말씀

 

실직의 창구

영정처럼 입 닫고 바라보던

너의 침묵이 묻는다

 

 

 

 

 

 

 

 

 

 

 

 

 

 

'詩舍廊 > ~2021습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남 소나타  (0) 2010.03.16
돼지의 무게  (0) 2010.03.15
자존심  (0) 2010.02.11
호랑이 가족  (0) 2010.01.01
열쇠를 반납하다  (0) 2009.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