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2010. 2. 11
아마 어쩌면
봄 꽃처럼 내리는
눈 탓이었는지도 몰라
느닷없는 하늘을 보며
아우성처럼
전화를 걸었지
일년 하고도 반이 묵어
모서리마저 닳은
녀석을 돌려 달라고
얼결에 내민 손끝
낯 선 표정을
채틀어 든 후에야
살얼음 얼어
하얗게 위태로운 거리를
눈 시렵게 볼 수 있었지만
후회는 없어
빈 지갑 속으로
다짐을 접어 넣었지
아마도
봄 바람처럼 날리는
눈 탓이었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