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는 큰 나래를 쉬이 펴지 않는다
- 영축산문 생면기 (靈築山門 生面記)
애초에 말할 수 없다, 엄습해 오는 압기(壓氣)를
아름드리 솔밭길 솔솔 솔뫼의 청정한 품
병풍을, 높넓은 하늘을 나래를 펴 애둘렀으니
쏟아지는 꽃비련만 꽃방울은 녹지 않고
퇴락한 단청일망정 예불소리 절로 탄다
얼마나 오랜 날들을 서리서리 지켰길래
대바람은 무설당에 말이 없는 설법을 하고
석간수 한잔드니 앵초 속도 다 없어라
쉽사리 펴지 않을 그, 펴진 죽지 때문인가
붓다는 가섭에게 가섭은 붓다에게
시방도 이땅에서 꽃을 드니 미소짓네
큰 나래 펼친 그 넋에, 참으로 긴 장좌(長座)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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