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좋은 詩 모음

산 강 < 독수리는 큰 나래를 쉬이 펴지 않는다>

취몽인 2010. 3. 11. 13:20

 

 

 

 

독수리는 큰 나래를 쉬이 펴지 않는다

   - 영축산문 생면기 (靈築山門  生面記)

 

 

 

애초에 말할 수 없다, 엄습해 오는 압기(壓氣)를   

아름드리 솔밭길 솔솔 솔뫼의 청정한 품

병풍을, 높넓은 하늘을 나래를 펴 애둘렀으니

 

쏟아지는 꽃비련만 꽃방울은 녹지 않고

퇴락한 단청일망정 예불소리 절로 탄다

얼마나 오랜 날들을 서리서리 지켰길래

 

대바람은 무설당에 말이 없는 설법을 하고

석간수 한잔드니 앵초 속도 다 없어라

쉽사리 펴지 않을 그, 펴진 죽지 때문인가

 

붓다는 가섭에게 가섭은 붓다에게

시방도 이땅에서 꽃을 드니 미소짓네

큰 나래 펼친 그 넋에, 참으로 긴 장좌(長座)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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