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새로운 자유

새로운 세계 3 / 낙엽의 경제학

취몽인 2010. 11. 11. 12:53

 

 

 

 

 

 

 

 

새로운 자유 3 / 낙엽의 경제학

 

 

 

 

오후 네시

그림자가 길어깨에 닿았으므로

당신과의 계약은 오늘로 끝났다

나는 당신에게 제공했던 급여를 종료할 것이고

임시직이었으므로 별도의 퇴직금은 지불할 수 없다

아직 남은 사람들은 당신이 상관할 바가 아니다

하지만 그들도 그리 오래 있진 않을 것이다

우리는 가까운 시간 안에 휴업의 절차를 밟고

생산 라인은 최소한의 유지 보수로 세워 둘 것이다

세워 놓은 공장에서 그들의 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먼저 나간 사람들이 쉬 떠나지 않고

주변을 맴도는 것은 우리도 보고 있는 바이다

그들 만큼이나 우리도 안타까운 마음이다

하지만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이다

불콰한 얼굴을 보니 한 잔 하신 모양이군

취기가 사라지면 쓸쓸함도 더할 것이다

목이 마르면 마지막 냉수 한 잔을 마시라

그리고 오그라든 손을 주머니에 넣고 이젠 그만 내리시라

당신도 잠깐은 우리 주위를 배회할 것이나

곧 길 가를 걷는 저들과 함께 떠날 수 있을 것이다

내년 봄?

그때까지 당신이 일할 수 있으면 다시 오시라

하지만 우리에겐 대기하고 있는 새로운 임시직이 너무나 많다

우리가 보기엔 당신의 효울은 이미 끝났다

잔인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어떡하겠는가

우리는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 것이다

누군가 우리를 밑동으로부터 쓰러뜨리기 전에는

 

 

 

 

* 2010. 11. 23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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