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좋은 詩 모음

散文詩 1 / 신동엽

취몽인 2011. 12. 15. 11:25

 

 

散文詩 1 / 신동엽

 

 

 

 

  스칸디나비아라든다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광부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 묻은

책 하이덱거 럿셀 헤밍웨이 莊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대합실 매표구 앞을 또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소 라는 인사 한 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남해에서 북강까지 넘실대는 물결 동해에서 서해까지 팔랑

대는 꽃밭 땅에서 하늘로 치소슨 무지개빛 분수 이름은 잊

지만 뭐라군가 불리우는 그 중립국에선 하나에서 백까지

가 다 대학 나온 농민들 추럭을 두 대씻이나 가지고 대리석

별장에서 산다지만 대통령 이름은 잘 몰라도 새이름 꽃이름

지휘자이름 극작가이름은 훤하더란다 애당초 어느 쪽 패거

리에도 총 쏘는 야만엔 가담치 않기로 작정한 그 知性 그래서

어린이들은 사람 죽이는 시늉을 아니하고도 아름다운 놀이

꽃동산처럼 풍요로운 나라, 억만금을 준대도 싫었다 자기네

포도밭은 사람 상처 내는 미사일 기지도 탱크기지도 들어올

수 없소 끝끝내 사나이나라 배짱 지킨 국민들, 반도의 달밤

무너진 성터가의 입맞춤이며 푸짐한 타작 소리 춤 思索뿐

하늘로 가는 길가엔 황톳빛 노을 물든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병을 싣고

삼십리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 가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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