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나를 어찌할 수 없으므로
나는 이유 없이 이해되어야 한다
나는 나로부터 비롯되지 않는다
나의 분노는 근거가 없다
나는 누구보다 나를 경멸하므로
나는 다시 경멸 받을 수 없다
나를 바라보는 또 다른 나
나와 헤어지고 싶은 나
나는 수 없이 나를 떠나지만
나는 어김없이 내게 속박 당하고
나는 어이없이 땀 흘리고
나는 늘 가슴이 두근두근하며
나를 바라보는 날 무서워한다
나는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나를 불쌍하다 말하진 말라
나는 사라지고 있는 중이다
나는 내분비 중이고
나는 나라고 도무지 말할 수 없다
* 세계모던포엠 작가회 16시집 '무시로 그리워지는'
'詩舍廊 > 2021전 발표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워있는 문들 (0) | 2013.01.04 |
---|---|
왼쪽이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0) | 2013.01.04 |
오래된 벽돌 (0) | 2013.01.04 |
抽象 (0) | 2013.01.04 |
가을로 출근하는 일 (0) | 2013.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