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에게 1
늘 중심은 네게 있었다
포기할 수 있었지만 달렸던 유년
넌 두 배로 땅을 찍었고
오랜 바람 속에서도 기댈 수 있었다
가끔은 오른 쪽으로 우쭐댈 수도 있었다
혼자 말 달리던 허벅지며
비루한 손목을 버텨주던 팔뚝이며
오센티 우월한 길이며
내 삶의 팔 할은 오른 너였다
늘 마음은 네 곁에 있었다
하릴 없이 끌려만 다니던 네 곁
그저 마른 지팡이로 꽂혀 있던
바람은 쉴 새 없이 곁에서 불었다
계단 뒤를 숨어서 오르던 걸음
모자란 길이만큼의 통증
잘렸다 붙이고 그나마 하나를 잃은 손가락
먼저 떠난 어금니며
네 곁은 너의 모자람이었다
오늘
너는 계단에 직립의 칼을 꽂고 울고 있는데
나는 그 뒤에 숨어 발목의 칼을 뽑는
네 곁에 여전히 몰두한다
힘 센 오른 쪽이여
의무의 나이테 칭칭 감은 금간 나무여
2015. 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