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왼쪽 이야기

오른 쪽에게

취몽인 2015. 1. 29. 18:01

 

 

 

 

오른쪽에게 1

 

 

 

늘 중심은 네게 있었다

포기할 수 있었지만 달렸던 유년

넌 두 배로 땅을 찍었고

오랜 바람 속에서도 기댈 수 있었다

가끔은 오른 쪽으로 우쭐댈 수도 있었다

혼자 말 달리던 허벅지며

비루한 손목을 버텨주던 팔뚝이며

오센티 우월한 길이며

내 삶의 팔 할은 오른 너였다

 

늘 마음은 네 곁에 있었다

하릴 없이 끌려만 다니던 네 곁

그저 마른 지팡이로 꽂혀 있던

바람은 쉴 새 없이 곁에서 불었다

계단 뒤를 숨어서 오르던 걸음

모자란 길이만큼의 통증

잘렸다 붙이고 그나마 하나를 잃은 손가락

먼저 떠난 어금니며

네 곁은 너의 모자람이었다

 

오늘

너는 계단에 직립의 칼을 꽂고 울고 있는데

나는 그 뒤에 숨어 발목의 칼을 뽑는

네 곁에 여전히 몰두한다

힘 센 오른 쪽이여

의무의 나이테 칭칭 감은 금간 나무여

 

 

2015.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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