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왼쪽 이야기

왼쪽 170309

취몽인 2017. 3. 9. 13:42

왼쪽 170309

 

 

조금씩 더

왼쪽으로 기울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왼앞쪽으로 기울고 있다

장대한 오른쪽이

기를 쓰고 버티지만

쏟아지는 몸뚱이를 붙들지 못한다

왼쪽은

외측 발바닥과 발등에

칼날을 꽂고

더 이상은 안된다며 울부짖는다

억지로 허리를 곧추 세워본다

당겨져 올라오는 발등

발끝만이 땅을 딛는다

오른쪽은 안다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면

배흘림 기둥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을

금간 주춧돌로는

두 칸 집 왼 쪽을 짊어질 수 없음을

왠간 꾸러미를 다 감당해도

기어이 무너지리라는 것을

그렇지만 아프다

오른 쪽을 들지마라 아프다

마른 막대기같은 왼쪽은

비명만 지르고

 

20170309

'詩舍廊 > 왼쪽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런데 왼쪽은  (0) 2017.03.20
왼쪽 170314  (0) 2017.03.14
오른 쪽에게  (0) 2015.01.29
  (0) 2014.12.26
방아깨비  (0) 2014.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