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전 발표 詩

가시

취몽인 2016. 9. 19. 15:31





 


갈치를 바르며

자분자분

당신은 기억을 캔다

등지느러미에 촘촘히 박힌

참빗같은 아픔들

이제는 바싹 구어져

핏빛마저 고소한데

설움은 여전히 날카롭다

접시 한 켠에 쌓이는

은 빛 아픔들

그들은 나를 비스듬히 바라봤고

그는 돌아서서 웃었어

하얀 이밥 위로

미운 한 토막을 얹어주며

다시 뽑는

가늘고 뾰족한 삼 십 년

그때 당신은 절대 내 편이 아니었다니까


글쎄

언제쯤이면

그 놈의 바늘쌈이 다 빠져

비릿하게 웃을 수 있을까

당신은



20160919 / 모던포엠 2017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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