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메모리

취몽인 2016. 12. 26. 17:45




메모리



동태탕을 뜨겁게 먹다

들끓는 눈동자를 만난다

거꾸로 쳐박혀 거품을 뿜는 아가미

비스듬한 아래에서 곁눈질하고 있는

캄차카반도의 눈초리 하나

눈알은 눈에 좋단다

젓가락에 뽑혀나오는 시선

동그랗고 하얀 기억

쿠릴을 가르던 트롤선으로

느닷없는 한 무더기로 끌려올 때

난생 처음 물밖인가 했을 때

패대기 쳐진 갑판에서 얼어붙을 때

남은 생은 찰나를 모았다

쌓이고 쌓여 하얗게 뭉쳐지고

재빨리 얼어 그대로 남은

바다의 시간들

펄펄 끓여도 더욱 단단해져

완강한 어금니를 버티고 있는

동그랗고 하얀 기억

그래서 눈에 좋다는



201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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