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좋은 詩 모음

가지 않은 길

취몽인 2017. 2. 17. 18:51

노오란 숲 속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렸다

한꺼번에 두 길을 갈 수 없어

안타까워 오래도록 선 채로

덤불 속으로 굽어 들어간 길이

안 보일 때까지 멀리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곧고 아름다운 남은 길로 들어섰다

풀은 무성하고 인적은 드물었는데

그래서 내 마음이 더 끌렸을 것이다

하지만 인적 드물기론

실상 두 길 다 마찬가지였던 것을

 

그날 아침 숲 속의 두 길은 모두

아무 발자국도 찍히지 않은 채

가랑잎에 덮여 있었다

아아, 첫 번째 길은 다른 날을 위해 남겨두었다

그러나 길과 길이 어떻게 어울리는지

나는 잘 알고 있었기에

다시 돌아오지 못하리란 것도 알고 있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어디선가 이 이야기를 한숨 섞어 말하겠지

숲 속에 두 갈래의 길이 있었는데

나는 인적이 드문 길을 골랐으며

그 때문에 모든 것이 이렇게 달라졌다고

 

 

R. 프로스트 . 가지 않은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