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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반 평

취몽인 2018. 1. 1. 12:07




풍경 반 평

 

 

담배 한 모금

밀어 넣으면

어제는 마지 못해

밀려납니다

 

발 아래는 물빛

눈 앞은 흙빛

반짝이는 타일들이 만사를

밀어냅니다

 

할 일 없는 손을 빌어

하릴 없는 눈속으로

늙은 시 몇 편 더듬더듬

밀려듭니다

 

담배는 다 타고

다소 미진한 어제는

뒤를 훔치고 물을 내리면

물러납니다

 

탁 문이 닫히고

꽈르르 어제가 빠지는 소리

조금의 나만 남기고

밀려갑니다

 

 

201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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