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사계에서

취몽인 2020. 8. 5. 11:31
사계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앞 바다가 먼저 푸른 귀를 적십니다

전화 잘 안하는데
그저 통화 한번 하고싶어서요

삼방산이 피식 웃습니다

그곳은 비가 오지 않나요?

자주, 보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막상, 보면 별 할 말은 없습니다

그런 걸 그리움이라 말할 수도 있겠죠

동그란 산과 평평한 바다
그 사이 초록색 호를 그리며 앉은 마을
멀리 마라도도 보이고
작은 물결같은 사람들이 사는 곳

사계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창밖에 내리는 빗줄기에서
그리운 비린내가 나네요

저녁엔
미역국을 끓여야겠습니다

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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