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詩 읽기

어느 자연주의자의 죽음 /셰이머스 허니

취몽인 2020. 9. 2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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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나는 분노에 대한 그의 사고를 사랑한다.
바위에 대한 그의 완고함을
푸른 사과의 본질에 대한 그의 판단을

그는 그 자신이 짖는 모습을 보고
짖어대는 개.
단지 그렇게 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하는 것에 대한 증오
감사나 칭찬을 기대하는 심리의 천박함,
그것은 그에게 도둑질을 의미했다.

알고 있던 모든 것들을 실천했기 때문에
그의 용기는 더욱 견고하게 되었다.
욕을 먹는 의원처럼, 그의 이마는
사과와 산을 뒤로 하면서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지역을 여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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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이 언제 어떻게 내 손에 들어왔는지에 대한 기억은 없다. 속 표지에 내 첫 직장 사수에게 누군가 메모를 남겨둔 걸로 봐서 그는 아마 선물로 이 시집을 받고 다시 내게 주었던가, 아니면 내가 빼앗았던가 둘 중 한 경우일 것이다. 어쨌든 적어도 20년 이상은 나와 함께 여러 집을 이사하며 떠돌았을 시집을 다시 읽는다. 95년, 내나이 서른 넷. 한 번의 큰 실패를 거치고 겨우 다시 자리를 잡아가던 시절. 그때 본 것을 이젠 다시 보지 못할 수 있을 것이고 그때 보지 못한 것을 지금은 볼 수 있을지 모른다.

1995. 시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