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美人
당당하게 초라한 나 불안하게 당당한 너
오차 없는 승강기는 수정되지 않은 오답
수정된 정답을 섞어 차곡차곡 쏟는다
절개된 어제들이 보기 좋게 지워졌지만
활짝 웃는 너의 표정은 여전히 미심쩍다
가려진 침대 위에서 부끄럽게 나온 탓인가
너의 새로운 태초를 도무지 알 순 없다
조금씩 다듬어져 왔는 지도 모를 일
어색한 미소를 꿰고 이제 너는 누구인가
조각난 거울들이 똑같이 빛나는 동안
원본은 진화했고 그만큼 나는 퇴화했다
압구정 뒷골목에는 버려진 얼굴 가득하고
- 2022 한국시조문학 여름호 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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